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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정상영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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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ceffort

오랜만입니다

블로그를 거의 2~3년 가까이 방치했습니다. 그 사이에 책을 두 권 썼고, 세 번째 책도 마무리되었습니다. 내년 봄이나 여름쯤 출간될 것 같습니다. 책을 쓴다는 건 생각보다 체력과 정신력을 많이 소모하는 일이라, 블로그까지 신경 쓸 여유가 없었습니다. 맞아요 핑계입니다 ㅋㅅㅋ

사실 글을 아예 안 쓴 건 아니고, 회사에서 운영하는 tech-share에 기술 글을 올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거기는 잠시 멈추고, 다시 여기에 집중하려고 합니다. 아무래도 개인 블로그에서 글 쓰는 게 더 재밌고, 집중도 더 잘 되는 것 같습니다. 회사 블로그는 아무래도 신경 쓰이는 부분이 있으니까요.

이제 책 작업도 마무리되었고, 숨 좀 고르면서 다시 시작해보려 합니다.

대 AI 시대, 그리고 10년차 개발자의 고민

책을 쓰는 동안 세상이 정말 많이 바뀌었습니다. ChatGPT가 나오고, Claude가 나오고, 이제는 AI가 코드도 짜고 글도 쓰고 그림도 그립니다. 프론트엔드 개발자로 10년 가까이 일하면서, 이렇게 큰 변화는 처음인 것 같습니다. jQuery에서 React로 넘어갈 때도, React에서 Next.js로 넘어갈 때도 큰 변화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일어나고 있는 변화는 진짜 차원이 다릅니다.

처음에는 솔직히 많이 불안했습니다. 업무 성격이 바뀌면서 한동안 우울하기도 했고요. 그런데 직접 AI와 함께 개발을 해보니까, 요즘은 오히려 재밌습니다. 예전에 React 소스코드 분석하는 데 일주일 꼬박 썼던 기억이 나는데, 이제는 AI랑 함께하면 금방금방 할 수 있습니다. 마치 날개를 달아준 것 같은 느낌이랄까요. 이 블로그 리뉴얼도 Claude Code의 도움을 꽤 받았습니다. 다시 이렇게 개발하고 글 쓰면서 활력을 좀 찾은 것 같습니다.

그래도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는 여전히 고민입니다. 여러 가지 생각이 머릿속을 맴돕니다.

개발자로서의 고민

AI가 코드를 짜는 시대에 개발자의 역할은 무엇일까요? 예전에는 "이 기능을 어떻게 구현하지?"가 고민이었다면, 이제는 "AI에게 어떻게 설명하지?"가 더 중요해진 것 같기도 합니다. 코드를 직접 작성하는 능력보다 문제를 정의하고, AI의 결과물을 검증하고, 아키텍처를 설계하는 능력이 더 중요해지는 건 아닐까요?

그렇다고 코딩 실력이 필요 없어지는 건 아닐 겁니다. AI가 만든 코드를 제대로 이해하고 평가하려면 결국 실력이 있어야 하니까요. 다만 요구되는 실력의 범위가 더 넓어진 것 같습니다.

블로거로서의 고민

기술 블로그의 의미도 고민이 됩니다. 이제 궁금한 게 있으면 ChatGPT에게 물어보면 되는데, 굳이 블로그 글을 읽을 사람이 있을까요? 검색해서 블로그 글을 찾아 읽는 시대가 저물고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래도 블로그를 계속 쓰려는 이유가 있습니다. AI는 "정답"을 잘 알려주지만, 개발자가 실제로 겪는 고민과 삽질의 과정은 잘 모릅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렇게 했더니 이런 문제가 생겼고, 결국 이렇게 해결했다"는 경험은 여전히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저에게는요.

뭐, 사실 아무도 안 읽어도 크게 상관없습니다 ㅋㅅㅋ 그냥 자기 만족입니다.

기술 서적 저자로서의 고민

책은 더 고민입니다. 몇 달에 걸쳐 책을 쓰는 동안 기술이 바뀌고, AI가 더 똑똑해지면, 책이 나올 때쯤에는 이미 구식이 되어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책만이 줄 수 있는 체계적인 구조와 깊이가 있다고 믿고 싶습니다.

앞으로 어떤 책을 쓸지도 고민입니다. 단순히 API 레퍼런스를 나열하는 백과사전식 책은 이제 AI한테 물어보면 되니까요. 기술 트렌드가 바뀌어도 오래 읽힐 수 있는 본질적인 내용을 담은 책, 혹은 요즘 취업 시장에서 고생하고 있는 주니어 개발자분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책을 쓰고 싶습니다.

블로그 개편

돌아온 김에 블로그도 좀 손봤습니다. 터미널 느낌의 커맨드 팔레트(Cmd+P)를 추가하고, About/Resume 페이지를 합치고, 태그 페이지에 애니메이션도 넣었습니다. 자잘한 디자인도 이것저것 수정했습니다. 개발자 감성을 좀 더 살려보려고 했는데, 어떤지 모르겠네요.

앞으로

일단 블로그 자주 쓰겠다고 선언합니다. 선언하면 좀 더 책임감이 생기니까요. 물론 사는 게 바빠지면 또 못 쓸 수도 있습니다.

예전처럼 긴 기술 글을 쓸 수도 있고, 짧은 메모 같은 글을 쓸 수도 있습니다. AI 시대에 블로그가 어떤 의미가 있는지 아직 모르겠지만, 일단 써보면서 생각해보려고 합니다. 쓰다 보면 답이 보이지 않을까요.

다시 잘 부탁드립니다.